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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와 레쌈삐리리(6) |
02-25 1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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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66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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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하여, 햇살이 따가운 정오쯤 젖은 짚단같은 다리를 끌고 MBC(마차 푸차레 베이스 캠프의 약어)에 도착했다. 인제는 롯지가 아니라 베이스캠프다! 마차푸차레를 배경으로 한 이 캠프는 짙은 원색 페인트칠로 멋을 냈다. 파란 하늘색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한숨돌리고 점심먹고 해바라기를하고...우리는 그곳으로 향했다. ABC(안나 푸르나 베이스캠프)로... 시선이 탁트여 지척인듯 하지만 절대 아닐거라는 각오와함께 신발끈을 조였다.
이곳은 네팔인들이 생 추얼리(성소)라고 부르는 곳, 히말라야의 파노라마가 감싸고 있는 모양이 어머니의 자궁을 닮았다 해서란다. 그래서인지 뭇생명을 밀어 내어 오히려, 텅빈 모성 구름이 감싸 산봉우리 만 드러내고있는 하늘에 닿는다기보다 하늘에 계신것같은 신성함과 그것이 주는 부성이 합쳐 생명의 신비함을 말없이 간직하고 있는것 같다.
과연 지척인듯한 거리를 어스럼한 저녁때에 겨우 닿을 수가 있었다. 비록 꼴찌지만 커다란 성취감과 함께 마지막 돌계단을 힘겹게 올랐다. 나와의 약속을 지킨 셈이다. 다이닝 룸에 모여 앉아 구름이 발밑으로 쏴 하고 몰려왔다 사라지는 모습을보며 이곳이 그곳, 히말라야임을 실감한다.룸 곳곳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짧은 글들이 곳곳에 붙어 있다. 우리의 박대장과 그의 대원 2명에 대한 추모의 글도 함께 읽고 있자니 귀한 따또 바니가 배급된다. 얼음을 깨서 끓였다는 말과함께... 이높은곳에서 음식을 만들기도 쉽지 않을텐데 저들이 없었다면 이 트레킹이 가능하기나 하겠는가? 감사하는 맘에 가슴이 뜨거워 진다.
따또 바니 덕분에 잘자고 났지만 이곳의 추위는 매섭다. 아침 일찍 히말라야 파노라마 감상과 박대장과 그의 대원들의 사고지점을 바라보고 그분들의 추모비로 향했다.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참배를 드린다. "히말라야에 와서 히말라야가 되버린 그대들의 그순간이 너무 두렵지만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또한번의 생이 주어진다 해도 또한번 히말라야가 된다 해도 망설임없이 그길을 가겠노라고 ...그렇게 당신들의 삶을 사랑했었길..." 백일몽같은 기도로 참배를 올리고 하행길을 시작했다. 히말라야엔 하얀 포말같은 바람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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