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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 정년퇴직하는 벗에게 건네는 산/ 월간산 10월호. 윤치술 등산칼…    10-26 09:41
  조회 : 3191        
 


[윤치술칼럼 31] 

정년퇴직하는 벗에게 건네는 山

  • 글·사진 윤치술 한국트레킹학교장






  • 귀뚜라미 정강이 시리다는 ‘백로白露’에 자네가 전해 온 39년 6개월의 정년퇴임 소식은 
    가을 하늘만큼이나 높고 아름다운 일이네. 사람들은 저마다의 가슴에 영웅이나 존경하는 위인을 
    한 사람쯤 새기고 있을 터, 나는 크나 작으나 하나의 일에 자신을 쏟아 부은 우직한 삶을 손꼽지. 
    고등학교 교장으로서 인생의 전부를 교육에 담은 자네 말이네. 
    오래도록 애썼고 우리 모두의 아이들을 가슴팍이 해지도록 보듬어 준 헌신에 경의를 드리네. 
    자네가 내게 물었지, 산과 함께 인생 2막을 건강하게 맘껏 즐길 수 있도록 산을 알려달라고. 
    그렇다면 내가 지금 자네에게 산의 행복을 가르쳐 주고, 행복의 산을 가리켜야 하는 거 맞지?

    눅눅한 생각은 삶의 곰팡이, 몹쓸 곰팡이는 고정관념에서 시작되고 우리를 퀴퀴하게 만들지. 
    그렇듯 산은 ‘도전과 극복’이라는 고정관념을 깨야 격格이 높은 입산入山이 되네.
     ‘악마의 산’이라고 하는 파키스탄 히말라야의 낭가파르바트(8,126m)는 
    1953년 오스트리아의 헤르만 불이 초등했는데, 당시 29세의 젊은 그가 개고생 등반 후 
    40시간 만에 폭삭 늙은 노인으로 돌아온 특별한 사진기록은 놀라움을 넘어서지. 
    기氣를 쓰며 죽기 살기로 오르지 말고, 기를 받아 오시게나. 
    기는 만물을 움직이는 근원의 힘이 아닌가? 자연을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즐기는 것이 기가 살고 건강해지는 길이라네.

    ‘즐거움’은 ‘배움’에서 시작됨을 잘 알 것이야. 
    그래서 나의 산山철학은 ‘배우는 산, 느끼는 산’일세. 배우지 않으면 자연에 안길 수 없으니 
    산을 배워야 하네. 등산화는 위 고리가 있어 끈이 고리에 걸리면 위험하니 풀리지 않게 매고, 
    배낭도 어깨와 허리에 무게를 덜 수 있도록 잘 메야 하지. 오르막에서 힘을 아껴 주고 내리막에선 무릎관절을 지켜 주는 스틱사용법 마더스틱워킹도 배우시게나. 
    학교는 많네, 산림청의 국립등산학교와 한국등산학교도 있지. 
    그런데 등산학교에서 굳이 배우지 않아도 될 것이 있어. 전투적인 서양의 알피니즘일세. 
    평범한 중년의 자네가 그걸 받아들이게 되면 마음이 모질어지고 몸은 쉬이 망가질 수 있거든.

    나는 늘 산에서 집으로 갔고, 자네는 집을 떠난 산으로의 길을 찾고 있네.
    내 한 삶에 경험으로 산은 넘치는 기쁨이고, 산과 벗함은 삶이 위로 받는 확실한 보장일세. 
    이는 마치 <모터사이클다이어리>의 푸세가 남미대륙의 안데스와 아마존을 거치며 
    새로운 세상에 눈 떠 이루는 혁명과, 1977년 쏘아올린 보이저Voyager호가 
    지금껏 우주에서 미지와의 조우를 위해 닻을 내리지 않는 소망에 버금가는 일이 아닐까?

    자네의 미래는 포데로사에 열망을 싣고 달리는 23세 청년 체 게바라이며, 
    BBC가 말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항해자로서 우주여행을 이어가고 있는 보이저호네. 
    자네에게 향기 높은 산을 건네니 부디 인생 2막의 헤이데이Heyday를 맘껏 누리시게나. 
    정년퇴직의 큰 산을 사랑으로 함께 넘어준 아내의 손을 꼭 잡고.


    윤치술 약력
    소속 한국트레킹학교/마더스틱아카데미교장/건누리병원고문/레키 테크니컬어드바이저
    경력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외래교수/고려대학교 라이시움 초빙강사/ 사)대한산악연맹 찾아가는 트레킹스쿨 교장/사)국민생활체육회 한국트레킹학교 교장/월간 산 대한민국 등산학교 명강사 1호 선정
    윤치술 교장은 ‘강연으로 만나는 산’이라는 주제로 산을 풀어낸다. 독특하고 유익한 명강의로 정평이 나 있으며 등산, 트레킹, 걷기의 독보적인 강사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